본문 바로가기
> 빅픽처의 오늘

누구든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조직 문화

by Blog.bigpico 2021. 11. 9.

올해 42살이 되었고 그것마저도 곧 끝나가는 필자는

26살 6월에 첫 직장에 들어갔으니

(그해 8월에 졸업)

직장 생활 15년차가 되었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첫 직장은 전형적인 제조업 기업이었는데요

부장님 옆으로 과장님 두 분

과장님 옆으로 대리님이 각각 한분씩

대리님 옆에 주임님이 각각 한분씩

주임님 옆에 선배 사원이 각각 한분씩

그리고 저와 다른 신입사원이 각각 한 명씩 앉아 있는

그런 회사였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부장님과 저와 거리가 멀어서

부장님이 저를 부르면 굉장히 큰 소리로 대답을 했어야 했어요

달려가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죠

부장님은 항상 아침에 출근하시면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주무셨는데

점심 먹으러 갈 때쯤 돼서야 일어나곤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일들은 과장님과 대리님이 다했어요

 주임님까지는 윗사람이 하는 말을 어느 정도 알아 들었으니

이런저런 일을 스스로 곧 잘하곤 했었는데

저랑 선배 사원은 그냥 뭐 사실 거의 할 일이 없었어요

아니 스스로 결정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해야 옳을 듯해요

(프린트하고 파일 철하고 공장 가는 심부름 하고 약간 그런 일만 하는)


- 그런데 -

실무 일 자체를 별로 안 하는 사람은

저희 말고도 또 있었지요

바로 부장님이었습니다

점심때쯤 일어나시면 저에게 걸어오셔서 말을 거십니다

"맥주 한잔 할까?"


사실 부장님이 일을 안 하셨던 게 아니에요

부장님의 일이라는 건 밤에 시작이 되는 거였거든요

거래처 사람 만나서 술 마시는 것이 부장님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회사에 와서 주무셨던 거고요

옛날에는 일이 그렇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잘할 것도 없고 더 못할 것도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더 잘할 것도 더 못할 것도 없어서 그런지

회사에서 저를 필요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게임회사에 가게 되었지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요


"그런데 갑자기 자기 이야기를 왜 하지??"

요즘 우리 회사를 보면 분위기가

- 과거의 저에 비해서 -

너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서 그렇습니다

다 하나하나 각자 각자가 필요한 인재들이 모여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거 같아요

- 그래서 -

우리를 위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편하게 할 수 있는 거겠지요

조직이 생동감이 넘쳐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자 이제 본론"

오늘 회사 슬렉에는

아래 이미지와 함께

한 포스트가 올라왔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편집 없이 그대로 한번 가져와 볼게요)

6층 카페테리아에 사용하신 컵, 마시던 물이나 음료 등이 항상 있습니다
일회용품 쓰레기도 그렇도 음식 자국들도 여러 번 치운다고 치웠는데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니 다 같이 깨끗하게 사용하면 너무 좋을 거 같습니다
사진 속 컵은 사용하신 분들이 치워주시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빅픽처인터렉티브는 7층짜리 건물을 전체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중 6층은 카페테리아로 운영합니다

이 카페테리아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이에요

일반적인 회사 생활에서는

굳이 누군가를 찾아가지 않으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없기에

 인사를 할 기회도 말을 걸 기회도 거의 없지요

그러나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카페테리아는 매우 의미 있는 역할을 합니다

평소에 단 한마디 할 기회가 없었던 타 부서 타 층 사람들과 매우 자연스럽게 만나

일상도 이야기를 하고 안부도 물을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함에 있어 이 평소의 인사와 이야기와 안부는

일종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평소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 사람에게 어느 날 어느 이유로 말을 걸어야 할 때

평소의 여러 번 인사하고 안부를 물었던 기억은

엄청난 빛을 발합니다

- 무언가 -

"부탁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죠


그런 이런 커뮤니티 공간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저 모습으로 활용이 되어야 되겠지요?

회사 내 구성원 모두 이 공간에서 서로와 서로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커뮤니티 활동이라 이해되고 더 나아가서는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어야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눈치 받는 장소로 전락될 뿐입니다

"재는 왜 일 안 하고 저기에 있지?"

저의 첫 직장에서는 아마도 저기서 수다를 떨고 있으면

그렇게 바라보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도 숨은 막혔어요

넥타이를 맸거든요

ㅋㅋ


이 글은 우리 회사 슬랙에 올라온 글입니다

경영지원부가 올린 글도 아니고

경영진이 올린 글도 아닙니다

그저 한 구성원이 올린 글이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든 그런 글을 쓸 수 있으니까요

말 그대로 누구든

"누구든 무엇이든지 말할 수 있는 조직문화"

여러분 주위에 회사에 이런 글을 편하게 쓰는 사람을 본 적 있으신가요?

있다면 우리 회사만큼 좋은 회사이군요

원래 회사 자랑은 항상 문화를 자랑하는 것이에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슈~웅~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