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이지만 오랜만에 서면이 아닌 인터뷰를 진행했다.
개인적으로 우리 회사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이슈와 상관없이 늘 즐거움인데
특별히 나눌 이야기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항상 회사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개인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기를 원했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회사에 속한 구성원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그러던 찰라! - 마침 희찬님이 레이더에 걸렸다.
G.C.L은 올타임 필자의 최애캐이지만 항상 '소비'와 '생산'은 다른 영역이다.
게임을 하는 것과 게임을 만드는 것이 다른 것과 같다.
희찬님은 입사를 통해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바뀌었고
어떤 고민과 실험을 통해서 G.C.L 글로벌을 궤도에 올려놓고 있을까?
우리가 그 답을 찾는다면 지금 우리가 하는 다른 일에도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G.C.L에 들어왔나?
그전까지는 교육콘텐츠 기획자였다. 당시 회사에서 퍼포먼스가 나쁘지 않았고 입지도 괜찮았는데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제작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나왔다. 이후 5개월을 쉬어가며 공부했다.
결국 제작이란 PD였다. 언론 고시를 준비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바로 회의감이 같이 찾아왔다. 이유는 모니터링을 했던 모든 프로그램들이 다 재미가 없었다.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것은 변함이 없는데 그곳에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왔던 것이 뉴미디어였다.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은 MCN이었다. 콘텐츠 제작에 대해서 자유로움이 있어 보였다. 그런데 불안한 면도 있었다. 경영진의 전문성과 낮은 페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어느 날 평소에 좋아하던 채널인 G.C.L에서 노예를 구한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관심 있었던 채널이라 잡 디스크립션을 보았는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걸 한 사람에게 맡긴다고?'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니 이력서는 이미 넣었고 다시 눈떠보니 여기 있게 되었다. 그리고 G.C.L에서의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G.C.L은 입사 당시 희찬님에게 어떤 의미였나?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채널에 대한 평가다. 게임을 소재로 하는 다른 채널들과 달리 G.C.L은 세련됨이 있었다. 대부분의 채널들은 게임이라는 아이템을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소비했다. 깊이가 없었다.
게임은 다른 미디어와 다르게 플레이어가 직접 경험을 한다. 그 독특함을 기반으로는 게임만에 연출이 있다. 종합 예술로써의 게임에 대한 포텐셜을 이전부터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G.C.L은 (*그러한 게임 미디어의) 특징을 잘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채널이다. 그리고 진정성이 있다. 광고를 더 많이 넣어 달라는 시청자 게시글이 올라온다. 무슨 의미이겠는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가진 스킬셋들을 낭비 없이 사용하고 싶었다. 스킬 셋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광범위하고 안 좋게 말하면 잡다 케릭이다. G.C.L은 그런 차원에서 모든 잡다한 스킬들을 한꺼번에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더욱이 내가 이 일을 잘 해내면 모든 공적이 내 것이 될 것도 분명했다. 조성된 환경이 좋으면 강력한 동기가 된다.
끝으로는 배움이다. G.C.L은 전체적으로 같은 톤을 가진 채널이지만 그 속에 있는 구성원들은 캐릭터가 각각 다 다르다.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흡수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고 있다.
보고서에 '로스트아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G.C.L에게 '로스트아크'가 가진 전략적 의미는?
시기는 7~8월쯤으로 기억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북미가 비교적 늦게 열렸다. 그래서 게임 타이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일차적인 접근인 공략형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스토리에 관한 영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 스토리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있다. 로스트아크는 특별히 연출이 뛰어난 게임이다. (*G.C.L에서는 세계관만 다루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로부터의 평가는 상당히 높았다.
그렇게 스토리 영상은 그렇게 일종의 니치마켓이었다. 지금도 우리 밖에 없는 것 같다.
로스트아크 영상으로 월간 목표치를 달성하게 된다. 당시 감회를 말한다면?
영상을 올렸을 때 바로 반응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시청자가 2차 홍보를 해주면서 '탁' 올라간 것이다. 2차 홍보란 사람의 마음을 사야 되는 일이다. 로스트아크는 이 과정이 처음 발생한 케이스였다.
글로벌 채널을 신규 운영한다는 것은 기존의 영상을 번역해서 올리는 것으로 단순히 판단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구글의 알고리즘을 푸는 작업1)도 필요했고 번역도 고난의도의 작업2)이다. 더욱이 내레이션도 직접 해야 했다. 이 모든 고민이 조직에 미리 있었던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고민해 풀어야 했다.
결국 감회가 깊은 이유는 그 모든 고민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에 대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이 새로운 사업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충분히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있었다. 그러나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G.C.L에 들어온 후 첫 휴가를 이때 쓴 거 같다. (웃음)
1) 주석 : G.C.L의 한국어 콘텐츠가 트래픽이 많이 잡히다 보니 구글이 (G.C.L 글로벌은 영문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국문 콘텐츠로 인식해 한국 지역에 노출되게 되는 것을 영미권 지역에 노출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
2) 주석 : 예를 들어 G.C.L은 명사의 나열이 많은데 영문으로를 그렇게 구조화할 수 없어 문법에 맞추면 영상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계속 발생. 국문보다 더 많거나 적은 양의 텍스트를 소화해야 하기에 영상 출력 속도 조절이 항상 필요. 원본 영상은 국문 게임 클라이언트 기반이라 한국어 텍스트가 화면에 노출되기에 영문판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필수. 추가로 한국 지역에서 활용되는 밈을 글로벌 밈으로 변경, 적당한 소재가 없는 경우 장면 전체 재구성이 필요.
결과적으로 올해 목표를 12월에 달성하게 되었다. 보고서를 보면 특별한 홍보 활동 없이 외부 검색어 유입이 있었다는 코멘트가 있는데 (*충분히 답변을 예상할 수 있지만) 어떤 의미인가?
G.C.L 글로벌에 올라온 모든 콘텐츠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표현이 딱 맞다. 그만큼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긴 하지만 그 콘텐츠들이 다 내 기순에 올라온 것이 없다는 뜻이다. 깨물면 너무 아프다. 그나마 눈 뜨고 지켜봐줄 마한 것들이 9월 이후에 나온 영상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과는 여하튼 이제는 입소문을 탈만큼 콘텐츠가 좋아졌다는 뜻이다. '어딘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괜찮다.' 이런 의미기도 하다. 감사한 일이다.
총 한 시간을 계획했던 인터뷰는 거의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좋은 내용이 많았다. 그만큼 인터뷰 대상자가 준비가 잘 된 것일 수도 있고 그만큼 이야기 소재가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총 두 편이 올라갈 예정이다. 이 첫 편은 업무를 대하는 자세에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두 번째는 업무에 대한 인사이트에 관한 내용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편을 준비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결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면 결과를 확신할 수 있는 지표란 과정 중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직 과정이란 결과가 출현했을 때에만 설명이 된다. 이것을 반대로 보면 어떤 과정에 있다면 결과를 예측할 지표가 없다 해서 낙심을 할 필요가 없다.
오직 확신을 가지고 다양한 도전만 있을 뿐이다. 레벨업지지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을 비롯해 많은 우리 회사 구성원들에게 희찬님과 진행한 이 인터뷰를 통해 깨닫게 된 이 인사이트를 전하고 싶다.
(희찬님의 인터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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