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땅을 사는 전 인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 팬데믹은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있지요. 계기라는 것은 재미있는 역할을 합니다. 도저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법칙들을 많이 깨부수지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된 사업들에 대해서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은 이미 아시거나 또 많은 글들을 통해서 만나보셨습니다. 그러면서 차원에는 틈이 생겼고 누구가에게는 기회가 누군가에게는 악재가 되었지요.
중심에는 기술이 있습니다. 기술이라는 것은 필요성이 없을 때는 아무리 오래두어도 발전하지 않지만 필요성이 부각되면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합니다. 기술이 발달하는 것과 동일시되는 현상이 있다면 역시 재화가 흐른다는 점이 될 것입니다. 기술이 발달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인데 그 기술이 필요한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기술이 곧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치란 사람들이 가치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돈을 버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지요. 조금 더 고상하게 표현하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군요.
작년의 키워드라 함은 역시 메타버스가 될 것입니다. 작년이라해도 약 이맘때쯤 김상균 교수님의 메타버스(책)가 출간되었기 때문에 매우 먼 시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메타버스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이 개념이 잡혀야 하지요. 가상현실에는 VR/AR/MR이 기본적으로 있는데 최근에는 XR까지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메타버스라 함은 그저 단순하게 아바타를 생성해서 게임에 들어간 후 그 게임에 접속한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개발자들은 다른 설명은 다 좋은데 게임이라는 단어로 한정하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메타버스는 게임만을 위한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을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물론 그냥 커뮤니티도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는 둘째 치고 비싼 비행기 값과 숙박비를 지출해 가면서 파리에 가지 못하지만 메타버스의 세계에서는 매우 값싸게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요. 오페라도 뮤지컬, 아이돌 콘서트도 볼 수 있고 스포츠 경기도 볼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다 맞는 말 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이 기술이 발달하는 계기로 보기에는 너무 약한 것들입니다. 더욱이 그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것들은 오히려 그 기술에 관심이 덜 할 가능성이 높지요. 이를 테면 뮤지컬 배우들은 관객들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기술이 나오면 이용할지 모르겠지만 가치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이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되는 소재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은 처음부터 디지털로 되어 있기 때문에 뮤지컬과 같은 소재가 한계라고 생각하는 다양한 것들과는 처음부터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상현실은 지금보다 더 게임을 위한 기술이 되지요. 그리고 아주 강력한 계기도 됩니다.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들어가서 하고 싶은 것들 중에 1순위가 게임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부분에 있어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을 예로 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주인공이 가상현실에 가는 목적은 게임을 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그 가상현실에는 다양한 게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상현실과 메타버스는 크게 다른 개념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마치 가상현실이란 기술을 의미하고 메타버스는 그 기술로 인해 창조된 실체를 말하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왜 그런 착각이 드는가를 생각해보면 최근 인문학적 해석들을 볼 때 가상현실이라는 단어를 메타버스로 대체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때문인 듯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의 착각일 수도 있지요. 다만 분명한 사실은 가상현실의 실체로서 메타버스는 꽤 효과적인 개념이고 앞으로 이 흐름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의 통찰에 근거한다면 메타버스의 핵심은 게임입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가상현실로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올해 이스포츠의 핵심 키워드는 NFT입니다. 가상 현실과 메타버스의 관계처럼 NFT도 블록체인과 비슷한 관계를 가집니다. 간단하게는 블록체인은 기술을 말하는 것이고 NFT는 그 기술을 활용한 상품을 말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NFT 이전에 사용했던 대표적인 개념이라고 한다면 코인이겠지요. 그런데 이 코인에 대해서 사람들은 항상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 의문은 코인으로 과연 내가 빵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NFT는 이 질문을 매우 효과적으로 대체합니다. '세상 모든 것을 줘도 결코 이것이랑 안 바꿔. 내가 심지어 굶더라도 이게 제일 소중해' 이를 테면 이런 개념으로 접근을 했고 그것이 사회에 먹혔습니다.
오늘은 NFT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또한 이스포츠의 분명한 키워드인 이유는 NFT가 이스포츠와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어울리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드리면 NFT는 결과적으로는 기억을 파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소용이 있는 동안은 기억의 가치는 대체가 불가능하지요. 마치 교회의 무덤과도 같습니다. 더이상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 무덤은 폐기됩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를 보면 죽은 자의 밤에는 이승에서 기억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저승에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승에 있는 사람에게 "저승으로 간 할머니를 뭐하러 기억하시나요? 기억하면 밥이 나오나요. 빵이 나오나요?" 라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 사람을 아주 화나게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
혹자는 NFT는 욕망이라고 말을 합니다. 리니지의 진명황은 집행검을 NFT화하면 그것은 마치 부동산처럼 가격이 오를 거라고 말들을 하지요. 부동산도 욕망의 한 종류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명황의 집행검은 고흐의 자화상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명황의 집행검이 기억하는 메모리가 없다면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턱이 없지요. 그러나 반대로 이스포츠는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많은 메모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내가 어릴 적에 내게 된장찌개를 끓여주시던 할머니처럼 잊히지 않는 기억이지요. 고흐가 가진 많은 스토리들은 그 그림을 우리로부터 절대로 떼어 놓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 이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메타버스와 NFT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전이라고 한다면 게임 스트리밍이 있겠지요. 또한 최근에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크로스 플랫폼 부분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이 네가지 키워드를 총체적으로 설명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게임, 그중 특히 이스포츠는 더욱 각광받은 소재로 인식이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이 이스포츠라는 단어에는 소비라는 의미가 같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스포츠의 소비란 '게임을 하는 것'과 '게임을 보는 것' 이 두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우리가 언급한 키워드와 관련이 없는 것들이 없지요.
저는 내년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혹은 어쩌면 이주에 마지막 포스트를 작성할 수도 있겠네요. (ㅎ)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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