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만 진단이라는 것이 있다. 이 진단을 하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인간은 인간이 매우 복잡한 존재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버크만 교육자도 인간이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 이 진단은 설명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한다.
그런데 인간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전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내가 만나서 알게 된 한돈규 팀장은 스마트하고 정확하고 열정적이다. 누구보다도 실효적이다. 그 근거가 이 인터뷰 내용에 담겨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는 다른 누구와 비교를 해도 매우 놀랍고 또 의외로 심플하다.
“편집(編輯)과 편.집(偏.執)”
남을 따라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했다. 새로운 목표가 없었기에 방황이 시작되었다. 놀고 싶어서 원 없이 놀았다. 그러다 학사 경고를 받았다. 결국 장학금도 취소되었다. 목표나 갈망 하나 없는 그저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다.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친 후, 바로 도망치듯 군대에 갔다. 돌아와서도 변화는 없었다.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경찰 공무원을 해볼까?’ 이와 같은 생각에 대학을 그만 둘까도 고민했다. 그와 중에도 세월은 계속 흘러 갔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가 찾아왔다. ‘겪어야 할 과정 중에 하나다. 대학에서 해볼 수 있는 경험을 누려보라’ 하셨다. 내가 헤쳐 나갈 거라는 믿음도 주셨다.
그때부터 꿈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꿈이 생기면 목표가 설정되고 목표를 향해 달음박질 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탐구를 위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꿈에 대한 철학을 세우는 일이다. 편집(編輯)과 편집偏,執) - 이것으로 정했다.
먼저 발견했던 것이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온 언론인이라는 꿈이었다. 앞선 편집은 신문 편집의 편집이고 뒷선 편집은 나에게 맞는 꿈이 무엇인지 탐구하기 위한 편집적 집착의 의미의 편집이다. 그날 바로 교내 영자 신문사에 문을 두드렸다.
“꿈에 집착하자고 생각했어요”
편중된 집착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보이는 모든 것에 도전했다. 신문사에서는 편집장까지 해봤다. 소셜 미디어가 떠오르던 초창기에는 패션 마케터가 되어 볼까해서 블로그를 운영했다. 기업체의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해보는 경험까지 발전시켰다. 여러 기획 공모전에 참여해보기도 했다.
경영학과였지만 공학적인 지식이 있는 경영학도가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화학공학과 전공 수업을 들어보기도 했다. 공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궁금해 공기업에 기자단에 지원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학기때는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인도네시아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세상에 대해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세상은 기본적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닥치는 대로 한 것이 아니다. 모든 시도는 사회속에서 나라는 사람을 발견하고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그것도 매우 집착해서 찾아나갔던 노력이다.
“페이즈2 슬로건은 ‘세상은 냉정하다’ 입니다”
언론인이 꿈이었던 이유는 ‘사회를 바라보며 의미 있는 분석을 하는 것’ 이었다. 다양한 경험들은 ‘내가 정량적인 정답이 있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과 ‘현실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전부 일관적인 기조속에서 시도한 테스트이고 이것이 그 결과였다.
서류 4개를 쓰고 그 중에 3개가 붙었다. 취업 활동 기간이 거의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고생도 없었다. 합격한 후 첫 기분은 이제 내 인생은 편할 것 같다였다. 그러나 좋았던 마음은 1개월 만에 깨졌다. 세상은 긍정적이고 발전하지만 반대로 냉정하기도 하다.
냉정의 의미는 한마디로 ‘One of them’이다. 대기업에서도 자유롭게 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완전한 오산이었다. 나는 그저 정해진 길로 가는 것을 실현하는 실현자였다. 주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오르려면 부속품으로 일하면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야 했다.
그 와중에 올라갈 수 있는 한계도 존재했다. 오랜 시간 회사에 남아 임원이 되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무난히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나라는 인물은 그저 여러 명 중 하나다. 10년 후 내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3년을 다녔어요”
회사 생활 자체는 좋았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았고, 좋은 조직이었기 때문에 직무적 역량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계속 있었다. 타오르는 갈증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의 CFO님이 같이 스타트업으로 옮겨 일을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다. 바이오 테크 분야에서 IR/IPO업무를 담당해보라는 내용이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때가 촉매가 되어 벤처회사와 인연이 시작되었고, 오자마자 즉시 핏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CFO님은매사 일의 본질에 집중하시는 담백한 분이셨다. 그분께 많은 영감을 받았다. 특히 업무의 본질을 보려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끊임없이 학습하고 맡은 바 업무에 대해 발전적으로 고민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배웠다.
한 사람이 어떻게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을까는 늘 지루하지 않은 소재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쩌면 이렇게 다들 다를까이다.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다른 것인지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이런 특이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그곳이 빅픽처 인터렉티브이다. 그리고 한돈규 팀장은 분명히 그 중에 하나다. 이제까지 이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았다면 이제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보자. 한돈규 팀장의 언어로 빅픽처 인터렉티브라는 곳에 대해 들어보자.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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