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스포츠 인사이트

(11.03)Weekly InSIGHT #70 대회의 유치의 의미

by Blog.bigpico 2023. 11. 3.

얼마 전에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한단장님의 SNS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지금 부산 사직 실내 체육관에서는 롤드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총 8개 팀 중에 4개가 중국팀이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올해 롤드컵은 최장 기간 열리고 있습니다. 8강에서 4강만 해도 총 2주간에 걸쳐서 부산에서 진행되고 결승은 그 다음주서울에서 진행합니다. 물론 그전에 이미 한 달여에 걸쳐 예산전도 진행했습니다. 이는 도타2 THE INTERNATIONAL이 3일 내로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긴 것이지요.

 

지역 이스포츠 활성화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는 자리가 있을 때에 저는 먼저 지역에 상태를 점검합니다. 만약 이스포츠에 대해서 이해가 낮을 때는 대회 유치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이유는 대회 장소에 들어가서 그 대회가 열리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명확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체험이 곧 경험이고 경험이 곧 지식이 됩니다. 지식이 있어야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지식을 근거로 하는 이해는 확신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 확신이 있어야 투자가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게 됩니다.

 

2023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NRG X WBG

 

저는 이 이야기를 할 때 샤킬 오닐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루는 샤킬 오닐이 아들과 함께 스테이플 센터에 방문하게 됩니다. 아들은 그곳에서 게임 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샤킬 오닐은 정확하게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몰랐습니다. 경기장 안팎을 가득 매운 사람들을 보면서 샤킬 오닐은 농구 경기나 그와 비슷한 무언가가 열린다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곧이어 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샤킬 오닐은 그 소리의 근거가 궁금했습니다. 함성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경기장을 진입합니다. 거기서 그들은 게임 중이었습니다. 

 

샤킬 오닐은 즉각 감이 왔습니다. 그리고 이스포츠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바로 이쪽과 사업적 연관이 있었던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투자를 하고 싶다고 그 자리에서 의견을 밝히죠. 이후 샤킬 오닐은 NRG(팀)에 투자합니다.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이스포츠에 대해서 모르는 대부분의 분들에게 이스포츠가 뭔지 알려주기 위해서는 경기장에 모시고 오면 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파격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안방에 대회를 여는 것이지요. 지역에 대회를 유치하는 것을 말하는 중입니다. 

 

부산이 이 진실을 가장 먼저 알았습니다. 서울은 알 필요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논외로 해야겠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도 가장 유치를 많이 하는 곳은 부산입니다.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잘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거의 그대로 적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전문가들은 대회 유치에 관한 조언을 잘하지 않습니다. 대회와 관련된 일을 해온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팀 창단을 제안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 비본질 적인 것들을 제안합니다. 그것들은 대게 경험이 없거나 제한적이죠. 

 

대회 유치는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돈과 텅 빈 시설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직 실내 체육관과 같은 시설은 거의 전국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LoL은 부산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면 광주 대구 대전 등이 궁금했어야 합니다. 이를 테면 우리는 될 수 없는가에 대한 문제이지요.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과 그 일을 할 사람이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겠죠. 지역에서의 이스포츠에서는 부산이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대회의 유치는 의사결정권자에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 더불어 실제적인 소득도 있습니다. 앞서서 언급한 관광입니다. 우리는 지금 가장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이상적인 그림이 완성이 된다면 제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것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실수 없이 잘 준비할 것으로 예측이 가능하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그림을 위한 요소 중에 하나는 지역 연고입니다. 팀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투자를 결심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외부에서 사람들이 오면 지역에 있는 호텔에 숙박합니다. 저녁에 나가서 술도 한잔 합니다. 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택시도 타야 합니다. 어쩌면 도시는 우리가 그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돈이 더 많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게 사업이 아닌가를 물어보고 싶습니다. 지역 연고를 한다고 해도 모든 지역이 선택받을 수 있지는 않습니다. 선택받은 지역은 경기수를 보장받게 됩니다. 경기수가 보장되면 지역에서 대회를 진행하게 될 인력이 상주하게 됩니다. 혹은 기업이 출현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세금을 낼 것입니다. 

 

2023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NRG X WBG

 

대회를 유치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대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개최하는 것은 크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게 어떤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좋을지를 알지 못합니다. 이유는 이스포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회 개최에도 의미를 찾을 수는 있습니다. 대회 개최 전문 이스포츠 회사와 협업을 해서 진행하는 방법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투자는 가능합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라우드 커뮤니케이션과 TEN이라는 대회를 진행합니다. 현재 이상적인 결과를 보인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방향은 맞아요. 

 

이스포츠 대회를 별도로 개최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있는 축제에 이스포츠를 붙여 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어디서든 게임을 합니다. 축제 현장에서도 게임을 합니다. 저도 딸아이와 와이프에게 끌려 여러 축제를 다니고 또 그 자리에서 수도 없이 많이 자동 사냥을 돌려본 경험이 있습니다. 게임존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게임존을 구성하고 사람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작은 지역 대회를 개최해 볼 수 있습니다. 지역 출신의 게임 인플루언서를 초청해서 사인회와 같이 게임하기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행사가 단발성이 되면 그것은 이스포츠가 되지 못합니다. 모든 이스포츠는 게임 대회이지만 모든 게임 대회가 이스포츠인 것은 아닙니다. 게임 대회는 축제이지만 이스포츠는 산업입니다. 축제는 즐기기 위한 목적이지만 산업은 성장에 관한 목표가 있습니다. 저는 축제에서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좋은 도입입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전부가 되어 어떤 중장기적 목표나 지향점이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방문객 유입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이라면 소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게 쉬운 도구가 아니에요. 

 

지역에서 이스포츠를 진행하기 어려운 이유는 전문 인력(회사)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입찰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스포츠에 대해서 발주를 내는 담당자 보다도 잘 모르는 기업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회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대부분의 전문 기업들은 서울에 있습니다. 그에 반해 지역 예산은 적기에 마진이 적으니 사업적 매력이 없고 또 추세가 지역 기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 더욱더 활동에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적은 인력만으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이스포츠입니다. 해볼 만한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만약 큰 인프라 투자가 없어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산업 아이템을 찾고 계신다면 이스포츠는 괜찮은 선택입니다. 기존의 시설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여지도 큽니다. 다만 이스포츠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지원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충분한 수준의 이해도 달성을 위해서는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경험을 위해서는 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가장 직관적인 방법입니다. 그 와 동시에 트렌드를 읽으시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할 수 있습니다.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