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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Focus #22] 이스포츠를 배운다는 것에 대한 의미

by Blog.bigpico 2021. 11. 12.

한 주간도 빠짐없이 적게는 8개 많게는 10개 정도의 기사를 스크랩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매체여야 할 것이지요. 우리는 주로 우리만 보기 때문에 일주일에 8~10개의 주요 기사들이 출현하는 업계가 얼마나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곳인지 체감하지 못합니다. 또 주로 우리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과 비교를 하지요. 이를 테면 BTS 또는 오징어게임, 혹은 리니지W와 같이 거의 누구나 다 아는 것과 비교를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과 우리는 비교를 할 수가 없지요. 따라서 만약 여러분이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 사실 자체가) 그것에 비해서 이스포츠는 그저 매력적이라는 것에 대한 증명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를 쳐다보고 살지요. 나보다 못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과 나를 비교해서 우월감을 느끼는 것을 촌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나보다 위를 바라보면서 그보다 못한 나 자신 발견한 후 자괴감을 빠지는 것은 촌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다면 이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스포츠를 잘 알아야 합니다. 뮤직과도 게임과도 영화와도 드라마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유니크함을 지닌 이 이스포츠를 알게 되면 비교가 처음부터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렇게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정보가 귀한 정보이고 어떤 정보가 중요한 정보인지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인사이트가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인사이트가 부족한 이유는 그 산업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 이 사람, 내가 지금 몇 년째 이스포츠 업계에 있는지 아슈?" 물론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 모두 아는 바와 같이 몇 년째 이스포츠를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아는가 또는 모르는가만 중요하지요. 따라서 모르면 인사이트가 부족해집니다. 시대와 현상을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일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모르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보통 모릅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반대로 중요한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그런 차원에서 만약 인생에 대해서 가장 알 걸 다 안다고 생각하는 시기는 오히려 청소년기일 것 같습니다. 

 

업계에서 얼마나 일을 했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몸은 커졌지만 마음과 생각이 커지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마음과 생각이 커진다는 것은 어느 누군가로부터도 배울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겠지요. 또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일 수도 있고요. 인간이 가진 하루의 시간은 누구나 24시간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어떤 사람은 저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돌려 말하면 24시간 동안 이 업계의 모든 일을 동시에 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누구에게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후배든 그 누구든 말이지요. 오히려 '난 너한테는 배울 것이 없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창피한 것입니다. 

 

최근 연세대학교에서는 종목의 이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을 이스포츠 교양 과목에 포함시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이스포츠를 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을 대학에서 배워야 할 과목이라고 판단하기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의미겠지요. 이 논란의 끝은 어떻게 될지 우리는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10년 정도 지난 후 "지금은 당연히 게임하는 법을 대학에서 배우지만 옛날에는 논란이 된 적도 있었어"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이렇게도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대학에서 이스포츠를 배운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게임하는 법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고 하네"라고도 이야기할 수도 있지요. 

 

연세대학교 이스포츠 강의 커리큘럼

 

우리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언제든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것인데 잘 알고 있다면 새로운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요.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이스포츠를 (비록 교양이지만) 대하는 데 있어서 과연 얼마나 이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이 선행되어서 이루어졌을까를 한번 생각해봅니다. 물론 실제로 이 수업을 들어 본다면 납득할만한 포인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커리큘럼의 구성 자체를 보고 판단을 해보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해석을 하려고 해도 그 그림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과연 어떤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런 구성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씁쓸한 면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제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커리큘럼에 대해서 참고자 대략 안내를 하면 ① 이스포츠 에코시스템, ② 이스포츠 주최, ③ 이스포츠 팀 비즈니스, ④ 이스포츠 팀 운영, ⑤ 스트리밍, ⑥ 이스포츠 플랫폼, ⑦ 생활 이스포츠, ⑧ 에이전시와 매체, ⑨ 경기장과 부트캠프, ⑩ 소양교육입니다. 이 수준은 개론에 가깝습니다. 이 업계 입문자를 위한 강의이지요. 제가 이걸 공개하는 이유는 하나도 안 아깝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커리큘럼을 작성하려고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분께도 참고하시라고 의미로 적어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총 13강의 분량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까지 합치면 15강의 내용이 이러합니다. 이 중에는 두 타이밍이 소요되는 것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스트리밍이 그러하지요.  

 

그런 측면에서 한 가지 언급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스포츠를 잘 몰랐다면 누군가에게 물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혹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이제라도 알아보시면 어떨까요? 이스포츠 교육이라는 것이 인터넷을 치면 나오는 것들이 아니다 보니까 어디에 물어야 할지도 모르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관에 물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제가 알기로 연세대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이스포츠의 첫 삽을 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물어보시는 것은 충분한 연결고리라고 판단됩니다. 혹은 그렇지 않다 해도 이스포츠 기업 중에 교육 쪽에 가까운 회사들이 더러 있습니다. 수소문한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제가 조금 편하게 몇 가지를 거론해 보았습니다. 이 정도의 일로는 그 대학의 이름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으니까요. 반대로 이야기를 하면 최근 이스포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다른 학교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실은 말을 아끼고 있는 것입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 적은 것이 사실이지요. 다만 그렇더라도 지금은 시작이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시작을 할 때는 어떻게든 시작 자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다만 이제 시작을 했다면 그다음은 잘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이 때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하실 수 없습니다.

 

제가 아카이브에 적은 글로 마무리를 지어보려고 합니다. 

 

E스포츠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산업 일선에 있는 사람이 학교로 들어와 학제화 시키는 방법이어야 할 것 같다. (위의 연세대의 사례에서와 같이) 기존의 타 산업 전문가 교수님들이 바로 병행해서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배우면 가능할 것 같다. 지금은 이스포츠라 함은 게임을 배우는 수준이라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곧 몇몇 유의미한 분야들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시기를 잘 만나야 한다. 


필자는 크게 3분야로 나눠서 보고 있다. <①공학, ②인문사회학, ③스포츠> 공학적인 부분에서는 미래 이스포츠 종목 연구와 선수 퍼포먼스에 관한 실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문사회학에서는 먼저는 비즈니스이고, 그다음에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신기술과 리터러시를 포함한 이스포츠 문화 이해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부분과 스포츠 마케팅이 포함될 수 있을 듯하다.


이중에 가장 먼저 나와야 할 것은 인문사회학, 그중에서도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이스포츠 산업(생태계, 비즈니스 등)에 대한 이해이다. 그다음에 스포츠에서의 스포츠 마케팅, 그다음에 기술과 관계된 인문학적 접근들이 뒤 따라오면 된다. 이를 테면 스트리밍 등이다. 이후에 기타 공학적 접근들이 나와서 몇 과목들을 채울 수 있다. 그렇게
총체적으로 한 전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일선에 없었던 기존 교수님들이 이 학과를 세팅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의미다. 못하신다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더욱이 필자도 그런 관점에서 시장에 무엇을 드려야 하나 이런 생각이 있어 그에 대한 대답이 내년 초쯤 해서 있을 듯 하니 (위에서 언급한 커리큘럼입니다.) 그때 보시면 어느 정도 감은 잡으실 수 있으시리라 믿는다.


항상 중요한 것은 학과를 그 자체를 만드는 것과 같은 어떤 발표 거리가 아니다. 실제로 무엇을 가르치는가이다. 무엇을 가르치는지에 대해서 소비자가 알면 시장은 반드시 반응을 한다. 다만 무엇을 가르치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무엇을 가르치는지는 감추는 곳이 있다면 시장은 어떤 화려한 타이틀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엇을 누가 가르칠지를 먼저 (가장 먼저) 세팅해야 한다. 그게 안되면 아직은 준비가 안된 것이고 욕심인 것이다.    

 

저는 게임코치 아카데미에 있습니다. 우리 학원은 프로 선수와 코치를 육성하지만 그 의미가 우리가 오직 그것에 대해서만 알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우리 기관은 '교육기부 진로체험 기관'입니다. 교육부에서 인증을 받았습니다. 진로 체험은 보통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게임을 가르치는 시간은 짧고 이론을 가르치는 시간이 깁니다. 그 이유는 이스포츠 선수도 이스포츠 코치도 게임을 배워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스포츠를 알게 되어야 그다음에 게임을 배우는 이유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게임을 배우는 이유를 알아야 게임을 배우는 자세를 갖게 되죠. 그래야 비로소 게임을 배우는 의미를 몸소 체감하게 됩니다. 지금 이 몇 가지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를 아신다면 이스포츠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몇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이제부터는 배워야 하는 단계이십니다. 

 

우리가 중학생이 아닌 대학생을 가르친다고 해도 이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저 부수적인 것들이 대학생의 수준에 맞춰 많아질 뿐이지요. 마치 제가 앞에서 언급드린 커리큘럼처럼 말입니다. 제가 우리 회사에 올리는 글이기는 하지만 가능하다면 많은 분에게 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담론이 공론화될 필요성이 분명 있기 때문이겠지요. 여러분은 대학이고 저는 학원에 있지만 분명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오셔서 배우셔도 됩니다. 그것은 앞에 너무나도 길게 설명을 한 것과 같이 자존심의 영역이 아니에요. 오히려 세상은 그 대학을 멋지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대학이라는 것 자체가 더 그럴 때 빛이 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세상의 지식을 더 빛나게 할 일종의 거의 흠이 없는 도구인 것이지요.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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