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주에는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내일을 WCG 출장이 예정되어 있고요. 한주일 동안에도 여러 이스포츠 소식이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많이 보거나 그러지는 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큰 준비 없이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가볍게 즐기는 주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금주의 가장 큰 소식이라고 한다면 오버워치 리그 개편 예고가 아닐까 합니다. 2016년 오버워치가 등장했을 때는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실제로 잠시 동안이지만 리그오브레전드와 순위가 바뀌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적당히 검색을 해보니 2016년 6월에 그랬었네요. 0.2% 차이로 이겼군요.
배틀그라운드가 등장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2018년에 1위를 차지합니다. 지금은 두 게임 모두 5위권 밖입니다. 금일자 기준으로 오버워치2가 3.93%, 배틀그라운드가 2.95%입니다. 이 수치는 발로란트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게임 서비스에 대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저의 전문 영역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지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점유율이 아직 40% 가까이 됩니다. 이것을 다르게 말씀드리면 현재 시절에는 이 게임이 엄청 강력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전히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적어도 게임 서비스에는 어울리지 않는 용어 같아요. 더군다나 이스포츠 종목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아직도 스타하냐라고 묻는 것과 같아요.
최근 북미는 이스포츠를 게임을 즐기는 활동으로 다시 정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이미 거의 생활 스포츠에 가깝게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체감의 영역이 아닙니다. 정책에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정책은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확인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어렵지 않게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리서치(연구자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시장 조사 자료를 보면 그 지역의 정책이 이스포츠를 어떻게 파악하는지를 잘 드려내 주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북미의 경우에는 배팅 정책을 보면 이스포츠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스포츠 종목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 채택도 분명 역할이 있습니다.
이스포츠 역사에서 오버워치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그러나 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간 점검을 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버워치는 등장 초에 대단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게임 자체도 센세이셔널 했지만 무엇보다도 기존 밀리터리 방식의 FPS 게임과는 다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연출에 있어 (높은 수준의 이스포츠로의) 뚜렷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거의 즉시 월드 단위의 리그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리그가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월드 단위의 프랜차이즈가 그것이었습니다. 2년 중계권료가 거의 900억 원에 달했으니 생각해 볼 수 있긴 했었습니다.
기업은 오버워치 프랜차이즈에 가입하고 수익 모델로 홈스탠딩을 크게 기대하였습니다. 20만원 정도 되는 티켓을 1만장쯤 판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만 보면 한 게임당 20억원이네요. 적어도 몇천개는 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2~3천석 되는 경기장을 확보했다는 기사도 올라오곤 했습니다.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출을 제외해도 프랜차이즈에 가입하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겠다는 전망을 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여기에 스폰서십과 기타 파트너십, 굳즈 판매 등이 계획되로 진행된다면 나쁘지 않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이를테면 토론토를 가득 메울 관객을 구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을 했다는 뜻이고 정말 그래 보였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2019년도인가 대략 그때 4~5천석 규모의 경기를 진행했었습니다. 당연히 순식간에 매진이었습니다. 이때 느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이를 테면 이런 것이죠. 오버워치 리그는 가능성이 있다. 그때 블리자드는 2020년에는 모두가 연고지로 갈 것이라고 발표를 했었습니다. 진정한 상생(팀-리그) 구조라고 생각을 했었다는 뜻입니다. 진정한이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당시 라이벌이라고 여긴 리그오브레전드와 달랐기 때문이지요. 단순하게 말하면 아직도 리그오브레전드의 프랜차이즈 소속팀들은 홈스탠드를 하지 못합니다. 티켓을 팔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계획도 없습니다. 계획을 할 것이라는 것조차도 발표한 적이 없죠.
그런데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팬데믹이 발생합니다. 홈스탠드를 할 수가 없게 된 것이지요. 팀들은 예상되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블리자드는 프랜차이즈 비용 지불을 유예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하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전체적으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몇몇 전문가는 북미에서 진행되는 리그이기 때문에 아시아권 시청률의 하락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진단합니다. 또한 무리하게 스트리밍 플랫폼을 교체한 것(트위치→유튜브) 도 결과적으로 악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합니다. 동시에 지역 리그(컨텐더스)에 대한 불필요한 제도적(*정책적) 한계 설정과 제한적 투자 등이 악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진단은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고 발전을 지향하는 목표를 가진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표현도 세련되게 해야 할 것이고요. 다만 저는 오버워치리그 모델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연장 선상에서 초기에 계획했던 대로 진행이 되지 않은 것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 않아요. 프랜차이즈 팀을 늘려 나가면서 홈스탠드를 추진해 나가서 결과적으로 안정된 팀과 팀 수익을 보전하려는 방향 설정자체는 당시에는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생각입니다. 블리자드는 진일보된 모델로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주체를 좁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었다고도 볼 수 있어요.
블리자드는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지재권 관련해 상처가 있어요. 블리자드가 주체가 되지 않는 모델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서 블리자드가 주체가 되지 않는 모델이라 함은 팀들이 주체가 되는 모델입니다. 팀들의 모임을 협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보면 한국에서의 상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오해를 하지 마셔야 할 것은 지금 저는 맞고 틀리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체의 생각을 추적하는 활동을 하는 중입니다. 따라서 리그가 팀 모임의 수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리그란 자기 자신을 말한다는 점이 기존의 프로 스포츠 상식과는 좀 다를 수 있겠습니다. 분명히 라이엇 게임즈를 보면서 배운 점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팬들의 관심이 멀어졌기 때문에 실패로 봐야 한다는 의견은 지배적입니다. 다만 리그라는 것은 특별한 속성이 있습니다. 재미의 강도가 항상 가장 영향력이 있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테면 챔피언스리그를 아시아에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사람들도 많이 봅니다. 물론 새벽에 하지 않으면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벽이라고 해서 인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뜻이지요.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LCK를 유튜브로도 많이 봅니다. 플랫폼이 어딘가가 영향력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장 큰 영향력은 아닙니다. 팬데믹 기간 중에 오프라인 이벤트를 연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버워치는 지금 열 수 있다고 해도 과거와 인기와 열기가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재미의 강도란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요? 게임에 근거합니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강도가 강해집니다. 이스포츠는 재미없는 게임을 사람들이 하게끔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다만 재미있는 게임을 꽤 오래 할 수 있도록은 돕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게임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데이터가 실제로 증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스포츠 인사이트에도 작성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대충 내용을 여기에 다시 담으면 게임의 인기에 따라 이스포츠가 하방 압력을 견디게 한다입니다. 게임이 업데이트되고 초기에 인기가 올라왔다가 떨어지려 할 때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면 놀랍게도 떨어지는 강도가 약해집니다.
여기까지만 간단한 결론을 내려보면 오버워치 리그와 블리자드가 더 잘할 수 있었는가를 물으시면 그럴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발표들은 전부 자신들의 생각이 결과론적으로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이를 이스포츠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접은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제가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오버워치 리그는 이제 아무나 개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스타리그를 누구나 개최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다시 세우겠다는 계획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아카이브에는 흩었다가 다시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지만 이는 사실은 저의 사심이 들어간 부분입니다. 블리자드에는 (냉정하게) 이제 열정이 없을 듯해요.
현재 블리자드는 다른 큰 이슈를 해결해야 합니다. 먼저는 중국 서비스 개시입니다.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당연히 중국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부분이 리그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 기반 팀과도 해결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요. 그런데 최근 발표에서 해지를 원하는 팀에 600만달러 위약금을 지불한다는 뜻을 밝힌 것은 단기간에 이 문제가 해결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리그 자체를 축소하는 데는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블리자드가 지금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시기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영향이 아닙니다. MS와의 인수 때문일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MS가 인수를 하고 나면 경영진이 대거 교체가 될 것 같아요. 경영진이 교체되면 새로운 방침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색을 지우고 백지로 만들어 놓는 시도를 하는 것 같아 보여요. 몇 가지 근거를 대면 최근 디아블로4가 출시되고 그다음 예고 된 신작이 별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블리즈컨 소식도 크게 들려오는 것이 없죠. 다른 부분은 상방을 줄 이스포츠 타이틀도 없습니다. 오버워치2가 세상에 공개된 다음 이스포츠나 기타 마케팅 부분에 더 끌고 갈 사업이 없어요. 제 생각에는 생각도 없는 것 같고요. 생각이 없는 이유가 위에서 말씀드린 인수 때문이라고 저는 추측한다는 것이지요.
엑티비전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히마리가 없어요. COD는 오버워치의 동생입니다. 오버워치가 정리되는 모습을 보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COD도 그렇게 할 거예요. 결론을 내리면 블리자드는 상당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게 되는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출현했을 때 모두가 라이엇 게임즈 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를 보아도 라이엇 게임즈와 같은 곳은 라이엇 게임즈 밖에 없죠. 그런데 라이엇 게임즈의 최근 발표는 시장에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내용은 리그 운영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였습니다. 따라서 모든 퍼블리셔에게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것이죠. '이스포츠 너! 대체 누구냐?'라는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이스포츠에서는 매번 보다 더 현명한 형태가 등장해 왔었습니다. 더 시장이나 환경에 적응된 형태라고도 할 수 있고요. 또는 더 공개된 정보에 기반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더 구체적으로는 손해를 보지 않아도 되는 형태를 찾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효율을 추구하는 방법이 늘어난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고요. 이 모두 한 번도 그러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그때는 분명히 블리자드의 이 경험이 거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때도 저와 여러분이 이 세계에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행여나 이번 WCG에 저를 또 만난다면 우리는 그저 즐겁게 서로는 만났으면 합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미래의 우리에게 맡겨둡시다.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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