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 이스포츠는 아직 이름이 없다고 생각해요.
실장 : 이름이 없다는 의미가 뭘까요?
강호 : 스포츠가 정형화되어 자리를 잡을때 까지 걸렸던 시간보다 더 걸릴 것 같다는 뜻입니다.
실장 : 이스포츠는 아직 정형화가 안된거군요.
강호 : 이스포츠는 아메바에요. 앞으로도 지금의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꽤 많이 달라질 여지가 있어요.
이름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나와 같이 김춘수 님의 '꽃'이 생각이 났을 수 있다. '주된 구절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결국 이름이란 의미라고 볼 수 있고 이름은 그것을 아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우리가 이스포츠라는 말을 사용했을 때 우리가 그 뜻을 알고 그 내용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한다.
그런데 벤팀장은 이스포츠가 아직 이름이 없다고 말한다.
이번 Gamers Meetup(*이스포츠 세미나)에 참여했다. 행사의 주제가 마음에 들어서 발표를 결심을 했다. 주제는 '조건부 이스포츠'였다. 전통적인 이스포츠 성공 공식이 아닌 새로운 접근과 해석의 사례를 전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그 동안 시도해 왔던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흥미로웠다. 당일 실제로 그 자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있었다. 내가 만들어온 콘텐츠가 이런 관심을 받을줄 몰랐다.
이스포츠 업계에 아주 오래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동안 봐왔던 e스포츠는 다소 올드 하다고 생각한다. 산업이 전반적으로 정형화된틀 속에서만 굴러가는게 안타까웠다. 전통 스포츠보다 더욱 트렌디한 방식으로, 또 시대의 흐름에 맞게, 많은 시도들을 과감하게 해야된다고 생각했다. 이번 게이머스 밋업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이 사고의 틀을 깰 수 있기를 원했다. 보다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자극제 역할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도 이런 나의 생각에 공감을 했다고 생각한다. 안그러면 쉬는 날, 그것도 서울에서 보면 한참 거리가 먼 광명의 그 자리에 굳이 와 있을 수가 없다. 추가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많은 업계 관계자 및 이스포츠 꿈나무들도 만났다. 우리 업계는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갚진 경험이었다.
"빅픽처의 장점은 새롭게 챌린지 하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열려있습니다."
물론 수익성과 같은 실질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안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본적인 회사의 기조가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앞에서 잘 리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서포팅을 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 업계는 거의 정해져있는 일을 그저 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분야의 능력있는 인재를 영입해서 성장 가능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성과를 달성해나간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빅픽처는 이런 활동을 지지한다.
이것은 증명에 대한 이야기다. 새롭게 프로덕이 출시되면 자리를 잡는데까지 필요한 과정이 있다. 그것을 마케팅 활동이라고 간단히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 일환으로 그 동안 내가 추구했던 것들을 많이 녹여내고 있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수치들을 계속 만들어 냈다. 한 인플루언서와 함께한 대회가 이렇게까지 참가자가 많을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증명해 나가면서 또 다른 것들을 준비해 나갔다.
실장 : "아무 문제 없이 대회가 잘 끝났다.", "여하튼 수고했다." 등으로 위안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더 이상 아니죠.
강호 : 아무래도 그렇죠.
"진행했던 모든 프로젝트는 다 인상에 남습니다."
다 자식같다. 다만 기회가 있을 때는 미라클과 진행한 7080 배그 야유회와 2022 GGC로 주로 이야기한다. 7080 배그 야유회는 신선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보통의 아마추어 대회는 목표 참가자수 달성이 쉽지 않다. 더욱히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배그 야유회는 그 두가지 토끼를 다 잡았다. 미라클님의 방송은 시청자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대부분 가정이 있는 분들이라 와이프가 좋아하는 상품으로 구성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누구 아빠 화이팅!', '누구 엄마 잘해!' 등 가족들의 열띤 응원이 있었다는 점이 대회 가치의 명확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2 GGC(감스트 김민교 컵)는 어느정도 성공이 예견되어 있는 콘텐츠지만 반드시 성공하는 소재는 아니다. (주석 : RCK라는 비슷한 컨셉의 대회가 있음. 1회차 성공 이후에 2회차에는 후원사까지 확보한 상태로 진행했지만 기대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한 후 폐지됨)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2개의 오프라인 부스를 동시에 운영했다. 또 다 언급할 수 없지만 종합하면 LCK와 거의 비등한 연출 퀄리티를 보여주려고 다각도록 노력했다.
(현재 자리에서 찍은 사진 + 동료들과 회사에서 찍은 단체 사진)
"언제까지나 새로운 시도를 할거에요"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만 하려고 입사한 것이 아니다. (주어진 업무는 기본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생각해 내고 도전을 할 것이다. 그런 욕구가 늘 마음속 깊이 있다. 이런 나는 빅픽처와 어울린다. 이는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거라 확신한다. 내가 생각하는 회사의 미래는 회사가 소유할 가치와 수익이 기본 전재다. 함께 웃고 떠들고 즐기는 행복한 추억이 가득한 장소일 거라 믿는다. 너무 추상적인가?(웃음)
이 자리를 빌어 회사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회사에는 화려하게 보이는 업무가 있다. 그러나 묵묵히 뒤에서 열심히 감당해야 하는 일도 있다.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해야 할 수 있다. 또 빅픽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다. 회사와 함께 본인의 꿈을 꾸려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파트너로써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이스포츠를 지망하는 미래 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발전하고자 하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스포츠도 나도 여러분도 아직 성장중이다.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하는 과정을 통해 10년 후, 아니 20년 후의 이스포츠를 만들어 나가셨으면 좋겠다.
굳이 따지면 필자는 실수가 있는 이스포츠를 만드는 것을 원한다. 오늘도 제작되어 플랫폼에 쏟아져 나오는 대다수의 대회들이 아무 실수가 없다. 실수가 없을 만한 대회만을 만들기 때문이다. 다소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런 것을 양산의 RPG에 곧잘 비유하곤한다. 철학이 없다는 뜻은 고민이 없다는 뜻이다. 고민을 안하니 나온 생각이 없고 그래서 추진할게 없다.
도전이 없으면 실수가 없다. 실수가 없으니 가치를 판단할 거리가 없다. 실수는 필연적으로 그렇게 안하고 다르게 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거라는 피드백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기서 말하는 그 결과란 곧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다. 몇명이 참여했다. 몇명이 더 봤다는 결과를 증명하는 데이터지 결과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에게 결과란 "누구 아빠 화이팅!", "누구 엄마 힘내!"와 같은 말이다. 이 말이 곧 이 대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를 증명한다. 그 사람들이 이 대회에 왜 참가하는지, 그 사람들이 이 대회를 왜 보는지, 아주 명쾌하게 설명한다. 반대로 보면 내가 만드는 대회에는 그게 없다면 다음 시즌 그 사람이 내게 또 그것을 꼭 의뢰해야 할 이유란 (냉정히 말해) 없다.
이것이 곧 벤 팀장이 이끌어갈 ECM 사업팀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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