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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Weekly InSIGHT #32 : 키워드 '시청 경험 향상'

by Blog.bigpico 2022. 12. 30.

전통적인 개념에서의 이스포츠는 게임을 도구로 하는 경기 또는 시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이 해석을 중심으로 이스포츠의 기타 주변 개념으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고요. 따라서 중심에는 리그와 팀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나 산업에서 이스포츠 에코시스템을 강의할 때 리그를 퍼스트파티로 팀을 세컨파티로 주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과 그 외 서드파티들이 생태계 내에서 공존하면서 오늘날의 이스포츠의 모습을 이루었다고 피력하지요. 만약 오늘도 강의를 나간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스포츠라는 것 자체는 기술이 가져다준 산물입니다. 쉽게 말하면 비디오 게임이 없으면 이스포츠가 있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비디오 게임을 컴퓨터 게임이라고 말한다면 의미는 더 명확해집니다. 현대인들에게 컴퓨터란 (계산이 아닌) 곧 기술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전통 스포츠는 기술이 가져다준 산물이라 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포함된다고 해도 그렇게 말 안 합니다. 이유는 기술이 핵심 가치의 근거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오늘날의 축구는 우리가 다 알 수 없을 정도의 과학, 의학, IT 등의 첨단 기술이 활용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공만 있다면 시합을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이스포츠는 대략 20여년전에 본격적으로 태동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그때는 선수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잘 보여주는 거 외로는 달리 기술적으로 더 특별한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물론 가진 기술 내에서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은 꾸준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OAP입니다. 효과적이며 오늘날도 흐름에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확장적 개념으로 경기 전 선수 사전 인터뷰가 있습니다. 개연성을 확보해 관객의 흥분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라이벌 구도와 같은 기억을 재차 떠올리면서 더 경기에 몰입합니다.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지표를 보여주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오늘도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지표가 무엇인지 열심히 찾습니다. 사람들이 경기와 지표를 동시에 보게 되는 것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앞으로는 지표가 없이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 콘텐츠는 시청자의 만족도가 떨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방송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더 높아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통 우리는 이 개념 속에서 시청 만족도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습니다. 그것은 결과 값에 대한 것으로 과정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대신에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용어는 시청 경험 향상입니다. 그래서 시청 경험을 향상해 시청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시청 경험이란 정보의 수집을 말합니다. 다만 '시(視-볼시)'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 보는 것-행위입니다. 전통 스포츠를 예로 들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영상에 선수의 움직임만 있다고 해서 아무런 정보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MLB 오타니 선수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가 없다 해도 그 선수가 공을 엄청 잘 던진다는 것을 그저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잘 던지는 지를 수치화 하지 못할 뿐이지요.   

 

보통은 더 정확하고 직관적인 정보가 시청 경험을 향상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이를테면 경기 중에 오타니 선수의 방어률을 영상에 표기한다면 시청자는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저 선수의 실력이 실로 이 정도의 수준이군!'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부터 시청자는 이 수치가 자신의 경기 시청의 경험을 높인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지요. 따라서 더 유의미한 정보를 찾고자 노력합니다. 만약 충분한 정보를 찾았다면 더 많이 또 더 자주 그 정보를 확인하려 합니다. 당연히 주요 수치를 외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 선수의 몇 년간의 수치를 전부 기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게임은 디지털로 이루어져 있지만 현재 경기에서 제공하는 수치 데이터는 선수나 팀의 퍼포먼스 능력을 계량화해 인지하는 데 있어서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KDA입니다. 우리가 인지하고 싶은 방식은 'KDA 수치가 높을수록 더 게임을 잘하는 선수이다'입니다. 그러나 시장은 실제로 KDA가 선수의 실력을 납득이 가능한 수준(*예외가 많지 않은)으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결과론적으로 이는 이스포츠는 다른 전통 스포츠 대비 더 데이터 기반이면서 더 과학적이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보는 가가 중요하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기자로서는) 사실 KDA와 같은 수치가 가지는 의미가 적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여기서의 충분한 역할이란 '시장에 환기시키다'입니다. 왜냐하면 사회는 항상 누군가는 주제를 던지는 역할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현 상태를 적나라게 보여주는 것은 언제나 의미가 큽니다. 다만 판단은 이제 독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보는가가 중요하다고 저는 언급을 하는 것이지요. 답은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① 유의미하지 않으니 폐기하거나

② 개선해서 유의미하게 만들거나

 

최근 저는 유의미하게 만드는 활동을 전개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소식들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찾아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찾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해야 옳습니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또 하나의 소식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SAS는 2023년 데이터 분석 시장 전망에서 이스포츠와 블록체인의 기술 융합이 예견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전체 내용 중에 일부를 발췌합니다. '이스포츠는 글로벌 게이머와 팬에게 전문적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분석/러닝머신/AI에 의존할 것 (중략) 게이밍에서 분석할 데이터는 한계가 없고 계속 증가할 것'

 

물론 데이터라는 것이 시청 경험 향상만을 위해서 쓸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게임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더 오랫동안 활용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전적검색 사이트입니다. 과거의 전적 검색 사이트는 개인의 기록을 가공해서 보여주는 수준이었다면 오늘날의 전적 검색 사이트가 주로 바라보는 방향은 개인의 기록 바탕에 기술을 투영하여 그 개인이 퍼포먼스를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이드를 제공하는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포츠에 한해서는 사실상 시청 경험을 향상하는 것과 그저 동일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도 됩니다.

 

이유는 이스포츠는 눈으로 보는 것(*시청)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이제 저의 생각을 붙여 슬슬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은 데이터의 해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데이터에 대한 해소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방송 제작이라면 솔루션으로 스트리밍이라면 오버레이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둘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요. 저는 전적 검색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데스크탑 앱과 달리 솔루션이나 오버레이에 대한 시장의 격렬한 반응이 없는 이유는 데이터의 완성도 때문이라고 여깁니다. 서비스가 시작 시에 데이터 자체도 유의미해지면 더 좋겠지만 내년 시점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출현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또 그와 동시에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다분 확신해요. 여기서의 커뮤니케이션의 더 정확한 표현은 인터렉션(Interaction)입니다. 게임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간의 인터렉션은 꽤 많이 있습니다. 게임 크리에이터의 선택을 시청자가 결정하거나 혹은 심하게는 게임의 내용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스포츠에서의 시청자 간 가장 전형적인 인터렉션은 승부예측입니다. 데이터가 강화될 때 승부예측과 같은 이런 종류의 것들이 자연히 대폭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되는데 서비스 제공자들이 그 점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인 것이지요.  

 

글을 마치겠습니다. 

2022년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 마지막 인사가 되겠네요.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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