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 동안 있었던 이스포츠 소식 중에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번주는 글로벌로 두 개의 큰 대회가 있었습니다. 먼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고요. 다른 하나는 CS:GO 종목의 BLAST.tv Paris Major가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CS:GO 이스포츠를 시청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유럽 시장이 큽니다. CS:GO 뿐만 아니라 인기가 있는 종목은 꽤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CS:GO와 같은 계열에는 발로란트와 스페셜포스가 있지요.
FPS로 확장한다면 배틀로얄 장르에는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에이펙스레전드가 있고요. 그 외로 하이퍼 FPS로 구분할 수 있는 오버워치가 있습니다. 인기가 전성기 대비 조금 주춤합니다만 콘솔 계열로 구분할 수 있는 콜오브듀티도 계속 프랜차이즈 형태의 리그가 진행되지요. MOBA라고 불리기도 하고 AOS라고 부르기도 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계열의 게임 중에는 도타가 있습니다. 스마이트라는 게임도 있지요. 우리가 리그 오브 레전드가 가장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계열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사실 이 장르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AOS는 이후 PC 플랫폼보다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대표적인 게임으로 왕자영요, 모바일 레전드 뱅뱅, 와일드 리프트 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바일 이야기가 나온김에 FPS 장르의 모바일 게임들도 확인해 보면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시리즈가 있고요. 가레나에서 서비스하는 프리파이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그 외로도 이스포츠 게임은 많습니다. FGC 계열에 철권과 스트리트파이터가 있고요. 레이싱 계열에는 카트라이더 스포츠 계열에는 NBA2K와 FIFA, PES 등이 있습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과 같은 전략게임, 하스 스톤과 카드 게임도 있지요.
당연히 모든 게임을 다 다룬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장르와 그 장르에 속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너무 많아서 다 다룰 수 없어요. 다만 전부 대회를 개최하고 이스포츠라고 부릅니다. 이 모든 종목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과 함께 합니다. 축구가 인기가 있는 지역이 있고 야구가 인기가 있는 지역이 있듯이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인기가 있고 유럽은 CS:GO가 인기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전통 스포츠와 비슷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게임들이 출시될 텐데 그때가 되면 우리는 더 많은 이스포츠를 고객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간단하게 수치로 비교해 보면 MSI는 사상 최고 시청자수를 달성했습니다. 수치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다양한 매체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주요 포인트만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약 230만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작년과 아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데요. 10만 명 정도가 더 본 수준입니다. 올해 MSI는 유럽(영국)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작년에는 부산에서 열렸지요. 언어권 별로 자세하게 확인해 봐야겠지만 전체 수치만 두고 보면 어느 지역에서 열리는 가에는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종목의 인기는 지역에 영향을 받으나 글로벌 시청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까지의 흐름에 의지한다면 어느 지역에서 개최를 하는가는 전략적이어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글로벌 서비스의 수준은 라이엇과 비슷해야 할 것으로 보여요. 지역이라 함은 시차를 말하는 것인데 시차는 허들이 높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도 방송 콘텐츠의 수준은 별개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한 가지 종목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는 것이기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직 참고 자료만 될 뿐이지요.
이번 MSI의 특징은 유튜브가 복귀했다는 부분입니다. 플랫폼별로 주요 수치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대략 눈으로 본 내용을 말씀드리면 BLG와 T1전 LCK 유튜브 채널에서 약 22만 명이 보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동시간 대 네이버의 수치에 거의 2.5배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카이브에 언급드린 내용을 살짝 붙여보면 트위치가 망사용료 정책에 의해 720P도 서비스 품질을 낮추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LCK 국문 서비스를 구입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는 LCK 구입 여부와 관련 없이 LCK가 VOD를 위한 유튜브 채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는데요.
그러하기 때문에 트위치와 경쟁하면서까지 LCK 국문 라이브 서비스를 구입할 이유는 약했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트위치가 자진 하차하면서 빈자리를 노리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스포츠 시청은 유튜브가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이유는 후발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튜브에서 LIVE 콘텐츠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자 지향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닙니다. 시청자들이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유는 플랫폼이 주는 익숙함과 서비스 품질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섣부를 판단이 될 수도 있지만 트위치의 서비스 품질 회복이 있지 않는다면 국내 영향력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약해진다는 표현에는 얼마나 약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도 같이 언급드리고 싶습니다. 트위치 플랫폼에 의존도가 높은 스트리머들이 있기 때문에 선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깁니다. 또한 추가로 이런 유튜브의 행보는 네이버와 아프리카TV에 자극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아프리카TV는 공동 스트리밍(Co-straming)에서 강점을 지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네이버는 색이 너무 없지 않나라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중계권 판매 정책에 대한 언급을 아카이브에 드린 바 있습니다. 중계권료를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구단 단위로 나뉘어서 과금하는 형태로 변경하는 것을 제안했었습니다. 이는 신규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고 기존 파트너사들의 상품 구입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물론 더 많은 뷰어십을 창출하게 되는 경우에 메리트가 있는 방향으로 설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플랫폼 간 출혈 경쟁을 원하는 바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정책적으로 세심하게 구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안착한다면 꽤 안정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MSI에 관해서 마지막 주제는 포맷입니다. 존니덤과 나즈 알레타하는 올해 포맷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LEC의 포맷 변화까지 언급하면서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아카이브에도 적었습니다만 딱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담당자의 입장은 이해하나 적절한 표현은 나쁠 것은 별로 없었다 정도라고 지금도 생각해요. 다만 대형 이벤트에 힘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지역 리그가 상대적으로 빛을 잃을 수 있어요. 그러면서 월드컵과 같이 4년 만에 한 번씩 개최하는 것이 아니니 방향을 로컬 리그를 살리는 것으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제 파리 메이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파리 메이저는 결승을 앞두고 티톡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이 역시 틱톡에서 얼마나 많은 시청자수가 기록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유료 서비스거든요. 다만 전체 뷰어십은 150만 명이 약간 넘습니다. 충분히 MSI와 비교할만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결승 경기일이 5월 21일이었습니다. MSI 결승도 5월 21일이지요. MSI는 영국에서 파리 메이저는 프랑스에서 열렸습니다. 거의 같이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MSI는 기록 경신을 파리 메이저는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올렸습니다.
더욱이 파리 메이저에 대해서는 BLAST.tv에서 방영한 시청 집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완벽하게 동시간 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대형 종목의 대회는 서로에게 시청 간섭을 크게는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달리 설명하면 CS:GO를 시청하는 시청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리그 오브 레전드 시청자는 CS:GO를 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두 가지 종목을 즐길거리가 아닌 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생각해 볼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파리 메이저는 CS:GO 타이틀로는 마지막으로 개최된 대회입니다. 이후에는 CS2로 진행하게 됩니다. 이스포츠가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타이틀의 변화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 변화는 대체로 안정적이다가 때로는 진일보적이어야 합니다. CS:GO에서 CS2로의 변화는 신규 챔피언 업데이트와 같은 수준을 넘습니다. 과거 리그 오브 레전드도 그와 같은 격정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비주얼 업그레이드라고도 할 수도 있고 룬 등의 시스템 개편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 정도 수준은 최근에는 없는 듯 합니다. 어떤 게임이든 신규 사용자를 위한 변화는 필요합니다.
블리자드는 여러 면에서 반면교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은 경험을 시장에 전달해 주었습니다. 또한 오버워치에서 오버워치2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게 만들면서 CS:GO를 CS2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해 주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블리자드는 어떤 면에서는 나름대로 선구자 이기도 합니다. 도전자이기도 하고요. 다른 게임들이 경험을 토대로 성장을 한다면 이는 반대로 블리자드가 다시 성장을 하는 것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MSI와 파리 메이저를 보면서 대형 이스포츠 대회 개최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티켓을 팔아서 수익을 발생시켜야 할 것입니다. 오버워치를 기준으로 홈스탠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했었지만 아이디어는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1번 세팅 4일 혹은 길게는 2주 정도의 투어가 가능할지를 고민해 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게 되지 않으면 팀들은 더 열악해질 것입니다. 다만 특별히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에 걱정이 되는 부분은 롤파크에 적지 않은 투자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풀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면 풀어야 할 것입니다.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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