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T1이 이롬이라는 브랜드와 '티원코어밀'이라는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다는 기사가 릴리즈 되었는데요. 이 사실 자체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도구 삼아 비 업계 브랜드에게 우리 E스포츠를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일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사업을 하는 우리들에게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은 이 기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니까요.
먼저 기사의 내용을 요약해 볼게요. '토탈 라이프케어 컴퍼니 이롬'이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 'SK 텔레콤 CS T1'과 제휴한 콜라보 제품인 '티원코어밀'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문장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확인해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롬'이라는 회사는 E스포츠 산업과 관련이 없는 회사입니다. 우리는 이런 회사를 'Non-Endemic'이라고 부릅니다. 'Endemic'이란 원어로는 '고유의'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충분히 업계와 비업계로 의역해서 사용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업계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업계라는 단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생태계를 이해하고 있다면 E스포츠 생태계 내에 속해 있는 집단이나 기관 또는 조직은 업계로 분류하고 그 외는 비업계로 분류할 수 있게 됩니다. 생태계를 나누는 기준에는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만 제가 주로 사용하는 과업과 역할 수행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 생태계'가 있습니다. 그 외로는 업무를 중심으로 나누는 '직무 생태계'가 있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보완함으로써 E스포츠 생태계를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은 조직 생태계를 중심으로 업계와 비업계를 구분하는 방법을 소개해 드릴 예정인데요. 그 이유는 더 직관적인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직관적이라 함은 과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이해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특별히 예시를 보면 더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처음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학습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다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모든 부분을 소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하셔야 합니다. 직무 생태계도 배우셔야 하겠지요. 우리의 삶에 공부가 끝이 어디 있겠습니까.
조직 생태계는 게임 산업 중 콘솔 분야를 예로 들면 아주 이해가 쉬워집니다. 콘솔은 플레이 스테이션과 같은 게임기를 지칭하는데요. 이 생태계에서는 이 콘솔을 만드는 회사를 'First Party'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콘솔은 혼자서는 게임을 할 수 없지요. 누군가가 게임 소프트 웨어를 만들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를 'Second Party'라고 부르지요. 퍼스트 파티와 세컨드 파티만 있으면 게임을 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즉, 필수로 필요한 모든 것들은 이제 다 갖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성장할수록 이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를 하는 조직들이 출현하게 됩니다. 이를 테면 콘솔이나 게임 소프트웨어를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돕거나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보조 장비를 파는 회사들이 등장합니다. 추가로 사람들은 누가 게임을 가장 잘하는 지를 알고 싶어 하고 또 잘하는 그 플레이어의 경기를 보고 싶어 합니다. 이는 대회를 개최하는 회사들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고 우리는 그런 일을 하는 회사를 E스포츠 회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모든 조직들을 우리는 무엇이라고 부르느냐 'Third Party'라고 합니다. 그래서 시장 생태계는 'First'에서 시작 'Third'로 끝이 납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속하지 않는 모든 브랜드들은 전부 Non-Endemic 즉, 비 업계가 됩니다. 논리적이죠? 이제 여러분들은 처음에 '토탈 라이프케어 컴퍼니 이롬'이라는 회사를 들었을 때 '당연히' 비업계이지 라고 생각을 했던 것과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그 회사가 왜 비업계로 분류되는지 이해하시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First'는 종목사/조직위, 'Second'는 팀, 그리고 'Third'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외 오든 우리 관련 사업을 말함이기 때문입니다. 젠지 마스터 트랙 수업을 들어보신 분들을 아시지만 제가 이 주제로 제가 원하는 만큼 강의를 하려면 적어도 3시간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죠? 바로 넘어갑시다.
다음으로는 우리가 왜 비업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설명을 여러분 드린 부분인데 여기서 간단히 말씀드리면 어딘가에 비업계가 많이 들어와 있다는 뜻은 단순히 그곳이 인기가 있다는 것을 그저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가 대부분 우리의 팬들은 모두 키보드, 마우스, 마우스 패드, 컴퓨터, 모니터 등에 익숙하고 좋은 제품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임 광고도 마찬가지이지요. 통신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기본적으로 게임을 하는 게이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들은 우리 소비자에게 자사의 제품을 노출하기 위해서 광고를 집행하는 것에 있어 넘어야 할 허들이 거의 없습니다. 상품을 구입해야 하는 그 사람, 그 게임을 다운로드해줘야 하는 그 사람, 그 디바이스를 인터넷에 연결을 시켜야 하는 그 사람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 우리 외 사람들이 봐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늘 당연한 건 당연하기에 매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얼핏 보기에는 우리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데도 우리에게 광고를 주는 브랜드가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광고를 주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회사들은 어떤 회사들인가요? 지금 여러분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져 버렸을지 모르겠으나 먼저는 금융입니다. 의류도 대표적이지요. 자동차는 어떤가요? 또 무엇이 있을까요? 본래 음료 회사도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다만 음료 회사는 이제는 거의 Endemic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긴 합니다. 그리고 오늘 T1은 식품을 들고 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이런 식품을 제조하는 회사도 이제는 우리 E스포츠에 매력을 느끼고 진출했네!'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저와 동일한 기분이 있으셨나요?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먼저 이 기사에 대해서 제가 아카이브에 썼던 이야기를 해볼게요. 저는 이 T1의 기사를 보고 어제 내가 우연찮게 본 기사를 떠올렸습니다. 그 내용은 이를 테면 '집 밥의 개념이 바뀐다. 엄마가 해준 게 집밥이 아니라 집에서 먹는 밥이 집밥이다.'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밀페유나베(*음식 이름)가 식재료를 사면 2만 원인데 밀키트로 사면 1만 3900원이라는 논점이 적혀 있었습니다. 기사의 내용을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면 '중장년층은 더 이상 음식을 해 먹지 않고 청년층은 음식은 할 줄 모른다. (중략) MZ세대는 더 이상 브랜드(CJ, 농심 등)를 보고 제품을 사지 않는다.'입니다.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지요.
사실 저는 많이 공감을 했던 내용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하는 모습을 떠올려봐도 고기 외로는 완제품을 사서 먹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이는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음식을 챙겨 먹을 때가 되면 더 이야기할 것조차도 없겠지요. 그리고 아마도 우리는 이런 우리의 생각에서 우리가 비업계 브랜드에게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를 테면 요식업의 스타트업들이 신세대를 겨냥하게 되고 그 겨냥 방향에서 우리(E스포츠)가 좋은 활용 도구가 된다면 앞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로 소식들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브랜드에게 저희(E스포츠)를 설명할 때 항상 소비자 '프로파일링'이라는 것을 준비합니다. 우리의 소비자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가 기록되어 있는 문서이지요. 다만 저의 소비자 프로파일링은 우리 업계를 중심으로 이해한 고객 정보의 형태로 가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오히려 (*이제는 당연히) 우리 고객이 된 매우 제너럴 한 한 명의 MZ세대 소비자로 설명하고 있지요. 제 생각을 한 번이라도 들어보신 분들은 대부분 다 아시는 내용을 다시 한번 여기서 적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간단하니까요.
만약 한 고객이 T1과 젠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롤파크로 오고 있습니다. 이어폰으로 '멜론' 뮤직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지하철에 탑승하였습니다. 지하철에 탑승하고 나서는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보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봅니다. 지하철에 내려서는 편의점에 들려 '핫식스'를 하나 사죠. 좀, 일찍 도착했는지 라이엇 PC방에서 시간을 좀 보내려고 합니다. 자~ 여러분 이 친구는 우리 E스포츠 고객이 맞나요? 물론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멜론의 고객이면서, 넷플릭스의 고객이기도 하고, 핫식스의 고객이기도 하면서 PC방 사용자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맞습니다.
그렇다면 'Non-Endemic'은 어디에? 과연 누구에?, 또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까요? 그들은 그 누군가가 어떤 누군가로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려고 할까요? 돈을 E스포츠에 열심히 내면서까지 말입니다. 우리는 이 질문을 힌트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글의 제목처럼 말이지요. 누군가 여러분에게 다가온 그 한 기회를 이러한 이해와 논리의 바탕 속에서 잡으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우리는 그 친구가 롤파크에서 멋진 경기를 관람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밀키트'를 하나 사서 가는 것 정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이런 건 전혀 이상한 일이 될 수 없으니까요.
구마태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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