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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Focus #19] 게임을 위한 맞는 사이즈의 옷 찾기

by Blog.bigpico 2021. 10. 21.

먼저 제목을 볼 때 '맞는 사이즈의 옷'이라고 하니 다소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습니다. 이스포츠 인사이트라는 이름을 두고 패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일은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여기서 맞는 사이즈의 옷이란 누군가가 옷을 입어야 하는데  옷을 고를 때는 자신의 몸의 크기에 맞는 사이즈를 골라야 한다는 의미로 일종의 비유로 설명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그 비유의 대상은 누구일까요? 그 대상은 '리그'입니다.

 

어떤 게임이 출현했을 때 그 게임에게 이스포츠란 마치 태어나서 처음 옷을 사러가는 남자애와 같습니다. 자기 체형과 체격이 어떤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또래 남자애들이 대게 비슷한 것이 뭔가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나한테 맞는 옷을 또 어울리는 곳을 잘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점에 가서 마네킹에 걸려있는 옷을 봅니다. 그리고 곧 그 옷이 멋지다고 생각을 하죠. 그다음에 이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그 마네킹이 입은 옷을 그대로 구입하고 쇼핑을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그 옷을 입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마네킹에 걸려 있는 것과 자신의 모습이 너무 다름을 알게 되죠.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는 전문가를 바라볼 때 어느 정도 의심의 눈초리를 가집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지요. '나한테 호객 행위를 하는 상점 주인은 나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지 나를 위해서 일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호구가 될 수 없어!' 언뜻 들어서는 매우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혹은 "이 옷 얼마예요?"라고 물어보고 가격만 듣고 '와 비싸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가버립니다. 특별히 우리 업계를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 이런 생각을 많이 가지십니다. 이를 테면 게임사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스포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익숙합니다. 그들이 종종 사용하거나 사용했던 혹은 고민했던 마케팅 툴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스포츠 업계에 오기 전에는 잠시지만 신작 마케터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영역이든 전문가는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은 안 듣는 것보다는 항상 낫습니다. 나에게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더라도 네이버에 '실패 없는 남자 가을 패션'을 검색하는 것은 결코 손해 보는 일이 될 수가 없죠. 마찬가지로 맞는 옷을 고르기 위해서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재는 방법은 배운 후, 자신에게 딱 맞는 사이즈가 M인지 L인지, 혹은 XL인지를 미리 아는 것은 현명한 것이지요. 그럼 자신의 사이즈를 재는 방법은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요? 누군가 전문가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알려줬기 때문이겠지요. 겨우 옷을 고르는 것도 이렇게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이스포츠를 준비할 때는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할까요?

 

우리가 이스포츠에서 보통 마케팅에 걸려 있는 옷이라 함은 LCK가 될 것 같아요. 내가 만든 게임도 한번 경기하면 60만 명에서 100만 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대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누구나 생각하지요. 혹은 그 정도는 안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오기를 바라십니다. 자, 그다음에는 이제 무엇이 필요한가요? LCK 한편 제작하는데 얼마나 드는지를 알아봐야겠죠. 그런데 가격을 들어보고 너무 놀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으로는 가능하지 않아 보이거든요. 그런데 심지어 나만 투자를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나와 함께 일할 파트너사들(예를 들어 '팀')도 같이 투자를 해줘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이 LCK도 엄청 길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감각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네요.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그 꿈을 꾸고 돈을 많이 부은 게임사들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돈을 부었는데도 LCK 같은 리그가 없네요. 그때 알게 됩니다. '아, 돈을 쓰자고 설득할 자신도 없는데 이건 돈을 쓴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네' 그다음에 LCK는 스폰서도 있고, 경기 규정도 있고, 운영 위원회도 있고, 표준 계약서도 있고 그 외 기타 등등 여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알게 되지요. '이거 거의 스포츠 수준인데...' 그리고 그 생각과 동시에 나는 스포츠 전문가가 아니라 마케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기까지 오면 보통 못합니다. LCK라는 것은 옷 값도 너무 비싼데 그 옷이 어울리기 위한 몸도 너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 돈을 쓰면서 몸을 만들어서 최종적으로 돈을 왕창 들고 LCK를 사러 가자는 설득을 할 수 있는 마케터는 제가 볼 때는 없어요. 결국 두 가지 종류가 되겠군요. ① 이스포츠 그거 별거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옷만 사버리는 사람 혹은 ② 이것저것 나름 알아볼 것을 알아봤더니 도저히 살 엄두를 못 내는 사람. 혹시 게임 마케터님 중에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어디에 속하시나요? 또는 어디에 속하셨나요? 그런데 저는 다른 부류도 보았습니다. 그 부류는 ③ '오너가 하고 싶어 하는 부류'입니다. 이 경우 그냥 돈을 계속 부어요. 물론 돈을 계속 부으면 어느 정도 그 값은 나옵니다. 안 어울려도 명품을 두르고 있으면 봐줄 만은 하잖아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상적인 것은 하나도 없네요. 

 

그런데 제가 해답을 드릴게요.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짜줄 사람을 찾으면 됩니다.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바라보지 말고 솔직하게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시면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저는 집을 지었는데요. 건축가를 찾아가서 내가 가진 예산으로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물었습니다. 그 건축가는 매우 자세히 나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해답을 주었지요. 그렇다면 그 건축가는 왜 그럴 수 있었고 나는 그 건축가를 왜 믿을 수 있었을까요?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이런 일을 할 때 아는 사람을 통해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득이 된 경우가 많이 없거든요. 

 

먼저 그 건축가가 나에게 맞는 해답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건축가가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해답을 많이 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스포츠에 대입해 보면 이스포츠라고 해서 모든 분야 걸친 전문가가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만약 이스포츠에 대해서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다는 사람이 있으면 경계하세요. (사실 이런 건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할까라는 생각을 하실 때는 반드시 리그 전문가를 찾아가셔야 합니다. 리그 전문가는 오랫동안 여러 게임 대회를 직접 개최해보거나 혹은 개최한 다양한 종류의 이스포츠 대회들의 히스토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리그 전문가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리그 전문가들은 리그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그중에 제가 이 직접이라는 단어에 하이라이트를 한 것에 주목하셔야 해요. 왜냐하면 직접 운영하지는 않지만 대회를 주최(*또는 개최)하는 곳이 많이 있거든요. 어떤 특정 기업을 예로 들 수 없어서 공공 기관을 예로 들어 볼게요. 이를 테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연간 주최하는 대회 중에 '직장인 이스포츠 대회'가 있습니다. 이 대회는 분명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개최하지요. 그러나 이 공공기관이 직접 운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찰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수행 기관을 선정하지요. 수행 기관이라는 것은 결국 무슨 뜻인가요? 진짜 그 일을 한다는 뜻이지요. 제가 우리 집을 지었다고 해서 제가 정말 지은 것은 아니죠. 그와 이치가 같아요. 

 

이스포츠는 반드시 방송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방송을 원하기 때문에 보통 직접 대회를 운영하는 곳은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의 스튜디오란 바로 상설 경기장이라고 표현을 할 수도 있는데요. 보통은 촬영과 편집, 송출을 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곳에서부터 가장 윗단의 상설 경기장까지를 포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시중에는 여러 회사가 있지만) 여기서는 저희 회사를 좀 소개해야 할 것 같아요. 빅픽처인터렉티브는 본사에 두 개의 이스포츠 전용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지는 아래와 같아요. 이런 일을 하는 이스포츠 회사를 프로덕션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여러분들은 어디에 가셔야 하는가 하면 이 프로덕션에 가셔야 해요. 

 

   

다음으로 저는 왜 건축가를 믿을 수 있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를 테면 동대문과 같은 곳에서) 호객 행위를 하는 옷가게 주인들을 믿지 못하는데도 말이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건축가가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 이 건축가가 다른 한 일들에 대한 평가도 보긴 보았죠. 그러나 가장 큰, 가장 중요한 근거는 앞으로도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내 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것을 제가 제 스스로 인정한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프로덕션을 찾을 때 우리는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잘해왔는지도 중요하고 앞으로도 이 회사가 이 일을 책임감 있게 잘해나갈 것인지도 중요하겠지요.  

 

이제 정리를 할게요.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옷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일들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고 믿으신다면 이 업계에서 10년 혹은 20년간 일해온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될거에요.) 혹은 너무 많은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를 토대로 고민을 하시면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으십니다. 이를 테면 LCK만을 보면 불가능한 영역 같아 보이지만 전문가에게 상담을 하면 시작 시점에서 상황과 환경에 딱 맞는 옷을 찾아드립니다. 우리는 결코 누구와 비교를 하기 위해서 옷을 입는 것이 아니지요. 우리가 어떤 결과를 목표로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한다면 상당히 옷 잘 입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어떤 전문가가 신뢰가 가는 전문가일까요? 먼저는 우리와 같은 클라이언트를 많이 만나보고 상담을 하고, 또 같이 일을 많이 해본 전문가가 신뢰가 가는 전문가입니다. 그들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로 설명을 듣게 되면 왜 전문가가 전문가로 있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지요. 다음으로 리그에 대해서 그 전문가는 어디에 있을까요? 맞습니다. 프로덕션에 있습니다. 프로덕션은 리그를 주최할 수도 있지만 방송을 제작해서 송출할 수도 있지요. 그다음은 그 전문가가 있는 곳의 역사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전문가가 일하는 곳이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그곳에서 하겠다는 확신이 든다면 우리는 더 신뢰할 수 있겠지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우리 회사인 빅픽처인터렉티브는 2015년에 설립된 회사로 지금 거의 만 6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분명 여기 있을 거에요.    

 

 

대외협력실장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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