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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7)Weekly InSIGHT #36 퍼블리셔의 플랫폼의 관계 변화

by Blog.bigpico 2023. 1. 27.

같은 필드에 있는 모든 사업은 크거나 작거나 또는 가깝거나 먼 차이만 있을 뿐 반드시 서로 연관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너먼트 플랫폼은 한쪽으로는 배팅 플랫폼과 연관이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대회개최운영 사업과 연관이 있습니다. 토너먼트 플랫폼과 배팅 플랫폼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회개최운영 사업은 국내에서는 방송, 해외에서는 이벤트 개최가 출발점이라 간략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어떤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중 대회운영 부분을 온라인 자동화한다는 측면에서 연관성이 있다고 언급해도 무방합니다. 

 

온라인 자동화란 대회 신청, 참가자 분류/분석, 대진표 생성, 체크인, 승패 기록 등의 업무가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실현된다는 뜻입니다. 구조에 따라서 플랫폼 서비스라고 할 수 있고 또는 솔루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대회에 참여하는 참가자 입장에서는 어딘가로 진입해 특정 활동을 하게 되는 일종의 장소가 되기 때문에 플랫폼이 되는 것이지요. 대회개최운영자 입장에서는 대회 신청을 받고 참가자를 분류하고 분류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대진표를 생성한 후 선수를 모으고 경기를 진행하고 승패 기록을 하는 것 등을 효과적으로 돕는 소프트웨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솔루션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구조적으로 플랫폼의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대회개최운영자 입장에서는 솔루션으로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어요. "내가 그 플랫폼의 서비스를 활용해서 대회를 개최해 주면 그 플랫폼은 사용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득이 되는데 내가 굳이 왜 그걸 해줘야 하지?"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수익성이 높은 리그와 토너먼트는 엘리트 스포츠화가 이미 완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엘리트 스포츠화가 완료된 리그의 참가자(참가팀)는 어차피 숫자가 적어서 관리에 필요한 리소스가 적습니다. 

 

빅픽처인터렉티브의 WCG 플랫폼

 

토너먼트 플랫폼은 참가자가 많은 대회에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그러나 참가자가 많다는 의미는 전통적인 형태의 대회개최운영사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각적으로 필요 리소스의 양의 차이를 떠올리실 수 있겠지만 실제는 사업성 때문입니다. 국내 이스포츠 대회개최운영사란 사실상 퍼블리셔의 용역사입니다. 그리고 핵심 경쟁력이 방송 제작인 경우가 다수지요. 따라서 보통의 대회개최운영사는 엘리트 스포츠화를 추진하고 KPI를 시청률로 잡습니다. 과거에는 대회개최운영사가 중계권 판매까지 진행했기 때문에 더욱이 이 사업구조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해외의 경우에는 고유의 IP를 가진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 회사들은 한 때 오프라인 이벤트 장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그리고 유료 티켓이 몇 부 팔렸는지 등이 KPI의 중심에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때는 행사의 성격이 랜파티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최근 와서는 전부 시청률로 바뀌었습니다. 이유는 현대의 이스포츠는 후원사가 없이는 개최되기가 매우 힘든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거의 모든 종류의 후원사는 오프라인 참여자 보다 온라인 시청자를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스타의 시장 파급력이 높아질수록 더 이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 이 시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스타가 발굴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타가 출현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프로팀에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프로팀은 랭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고요. 크게 나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처음 등장 때처럼 다이내믹한 느낌은 없어졌지요. 시장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지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픈 토너먼트 쪽으로 관심의 방향을 선회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관심 방향 선회의 중심에 당연히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굳이 따지면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과거에 못했던 것들을 다시금 꺼내서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다른 측면에서는 그동안의 이스포츠는 지역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어떤 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거의 그 지역에서 했어야 했습니다. 이유는 모여서 대회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이 구분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는 모이지 않고도 원활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환경에 놓였었습니다. 바로 팬데믹 때문이지요. 결국 그때 찾아낸 답은 지역 의존도를 많이 상쇄시켰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대부분의 메가 이벤트로 가는 과정은 (시장 환경에 따라 바로) 광역 지역 - 메가 이벤트의 형식을 보이게 됩니다. 상당한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오프라인 사이트의 중요성이 낮아진건 아니에요.

아직은 스튜디오가 기본 디폴트 값인 것에는 변함이 없어요. 

단지 어느정도 상쇄시켰다는 의미입니다. 이원 중계도 그 예이고요. 

 

그래도 이런 상황의 변화는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상당한 매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퍼블리셔는 방송 사업이나 콘텐츠 마케팅에 큰 관심이 있지는 않았었거든요. 당연히 사내에서 그쪽 분야 전문가가 많지도 않고요. 그 와중에 이스포츠를 현재 게임을 즐기고 있는 고객에게 집중 포커스된 이벤트 형태로만 가져간다는 개념이 등장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들로 하여금 게임 라이프 사이클을 연장시키는데 분명한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갖게 했지요. 결국 모든 참가자를 위한 대회를 개최하게 됨으로써 어떤 퍼블리셔는 처음부터 엘리트 스포츠의 구분은 만들지 않기도 했습니다.

 

Faceit과 ESL/Dream Hack의 인수 합병은 이런 변화의 가장 기초적인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페이스잇은 CS:GO의 서버도 운영하고 있으니 보다 더 파괴력 있는 합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퍼블리셔-용역사 사업 구조를 가진 곳은 이런  인수 합병이 필요 없습니다. 퍼블리셔는 플랫폼과 방송 제작을 다 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앞선 인수 합병 레퍼런스 외로는 별다른 시장 내 움직임이 있지는 않아요. 물론 할만한 대상도 많지 않고요. 자! 그러면 오늘은 한 가지 소식을 같이 검토하면서 이 긴 트렌드 점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RALLY CRY + CHLLENGERS LEAGUE

 

최근 라이엇 게임즈(퍼블리셔)는 렐리 크라이(플랫폼 및 토너먼트 운영사)와 NACL 대회 운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NACL이란 LCS(1부리그)의 하부리그입니다. 작년까지는 LCS 아카데미 리그라는 이름으로 1부 팀의 아카데미 팀 소속 선수들만 참여할 수 있는 대회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성격을 변경하고 비아카데미팀도 참여할 수 있는 슬롯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를 원활하게 같이 소화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는데 그 회사가 렐리 크라이인 것이지요. 그리고 이 회사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요. 거기에 중계권 판매가 포함된 수익화 권한도 가집니다. 

 

이 하나의 레퍼런스만으로도 대략 흐름에 대한 답은 나오게 되었군요.      

 

전통적으로 라이엇 게임즈에게 미국 시장이란 무엇이든 테스트를 먼저 해보는 곳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랜차이즈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먼저 시작을 했습니다. 그다음에 유럽과 중국, 마지막에 한국이 한 것이지요.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있게 된다면 타 지역에서도 도입하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에서 그리핀과 같은 팀이 등장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 된 것에 대해서 아쉬워한다는 부분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 라이프 사이클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끝을 맺으면 라이엇 게임즈는 이제는 방송 분야에 특화가 된 회사가 되었습니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파급력이 큰 IP가 등장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신규 IP가 등장했을 때 이 방송 분야에서 어떤 사업적 확장을 가져올지는 그저 예상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대회 개최 운영에 대한 욕심은 많이 버려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특정 회사의 정책을 (저 같은 개인이 크~) 확신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대략 가늠을 한다면 플랫폼과의 파트너십 사업이 좋은 결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플랫폼 회사를 인수는 방향으로는 결정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타 퍼블리셔는 이후 전략적으로 이 분야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해 두심이 좋아 보입니다. 시장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고 우리는 항상 다이내믹한 것이 좋아하니까요 크~

 

 

대외협력실장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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